스테그플레이션은 이론 속 개념이 아니라 실제 세계 경제에서 여러 번 반복된 현상입니다. 과거 사례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스테그플레이션 사례로 꼽히는 세 가지 시기를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 1970년대 미국의 오일쇼크
-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 최근 글로벌 경제의 스테그플레이션 징후
1970년대 오일쇼크와 미국의 스테그플레이션
오일쇼크로 인한 경제 충격
1973년, 중동 전쟁 이후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원유 생산을 줄이면서 국제 유가가 4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았고, 유가 상승은 제조업과 소비재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그 결과 실업률 상승, 물가 상승, GDP 성장률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며 전형적인 스테그플레이션 상황이 현실화되었습니다. 국민들은 휘발유 사재기를 하였고, 기업들은 원가 부담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경제 전반은 침체되었고 국민의 실생활은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당시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응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임금 및 가격 통제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올렸다가 다시 내리는 등 일관성 없는 통화정책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결국 1980년대 초 폴 볼커 의장이 강력한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는 단기적으로 심각한 경기 침체를 야기했지만 물가 안정에는 성공하며 미국 경제의 회복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자산 버블 붕괴와 장기 불황
1990년대 일본은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거품이 붕괴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불황을 겪었습니다. 이 시기는 공식적으로는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의 조합이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 스테그플레이션의 특성도 나타났습니다. 버블 붕괴 이후 기업 도산, 은행 부실, 내수 침체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소비와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었습니다.
통화정책의 실패와 구조 개혁의 지연
일본은행은 초기에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고, 이는 디플레이션의 고착화를 불러왔습니다. 정부의 재정지출 역시 단기 부양책에 머무르며 실질적인 구조 개혁은 지연되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 경제는 회복 탄력을 잃었고, 고령화로 인한 내수 위축까지 겹치며 장기적인 경제 활력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스테그플레이션 징후
코로나19 이후의 공급망 혼란
2020년 팬데믹 이후 세계 공급망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공장 가동 중단, 물류 정체, 인력 부족 등이 동시에 일어나며 공급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원자재 및 소비재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반면 각국 정부는 재난지원금과 초저금리 정책으로 유동성을 공급했고, 이는 과잉 유동성을 통한 자산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불러왔습니다. 이러한 조합은 ‘경기 회복 없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스테그플레이션의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원자재 가격 상승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와 식량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초래했습니다. 특히 유럽은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인해 산업 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와 동시에 주요국들은 금리를 인상하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고, 일부 국가에서는 물가가 오르면서도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전형적인 스테그플레이션 상황이 관측되었습니다.
스테그플레이션은 단순한 경제 이론을 넘어 실제로 각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준 역사적인 현상입니다. 1970년대의 미국, 1990년대의 일본, 그리고 2020년대의 글로벌 상황까지, 우리는 과거 사례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다음 4부에서는 한국 경제를 중심으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스테그플레이션 징후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표들을 중심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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